5부 · CHAPTER 20
세 개의 자리
동굴 안에는 크기가 다른 잠자리 셋이 있고, 최근까지 누운 곳은 하나뿐이다.
사흘째 아침, 숨소리는 더 안쪽으로 물러나 있었다. 잔이 먼저 불을 작게 켜고 들어갔다. 마르탱은 벽을 짚었다. 옆구리의 천은 걸을 때마다 당겼지만 다시 피가 배지는 않았다. 총은 손에 있었으나 총구는 바닥을 보았다. 들어 올릴 힘이 겨누는 일보다 먼저 빠져 있었다.
동굴의 바닥은 흙보다 깔린 풀과 나뭇가지였다. 잔이 불을 낮추자 자리의 크기가 갈렸다. 셋이었다. 왼쪽은 좁고 오래되어 가지가 바싹 말라 있었다. 가운데는 그보다 넓었으나 역시 최근의 온기는 없었다. 오른쪽의 눌린 풀에만 아직 탄력이 남아 있었다. 누웠다가 일어난 지 오래지 않은 폭이었다. 그 폭은 문간을 통과하던 어깨와 맞았다.
“최근 것은 하나입니다.” 잔이 말했다.
마르탱은 마른 두 자리를 보았다. 좁은 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왕의 사냥꾼이 죽인 크기와 닿아 있는 듯했으나, 그는 재지 않았다. 가운데는 베르나르가 죽인 두 번째 늑대와 닮아 있었다. 잔은 불을 작은 자리에 비추었다가 거두었다. 마르탱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마르탱은 벽에 등을 기대었다. 영감의 얼굴이 마른 자리 위에 겹쳐 보였다가 사라졌다. 겹쳐 보인 것은 이해였다기보다 그리움이었다. 그는 그리움을 용서라고 부르지 않았다. 부르면 총구를 더 내릴 핑계가 생길 것 같아서였다.
안쪽에서 숨이 한 번 거칠어졌다. 다가오지는 않았다. 일어날 힘인지 누운 힘인지 숨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 잔은 최근의 자리를 밟지 않고 돌아 나왔다. 마르탱도 그 자리를 밟지 않았다. 밟으면 남은 하나의 잠을 깨우는 일이 되고, 깨운 다음의 사격은 그의 옆구리가 감당하지 못했다.
입구의 빛으로 나오자 잔이 낮게 말했다. “콜로스. 사람들이 그 크기를 보고 붙인 말입니다. 이 자리가 그 몸집과 맞습니다.”
마르탱은 그 단어를 반복하지 않았다. 반복하면 사냥감의 이름이 되어 겨누기 쉬워질 것 같았다. 쉬워지면 안 되는 이유가 옆구리에 있었다. 쉬워지면 안 되는 이유가 카트린의 실밥에도 있었다. 그는 둘 다 말하지 않고 빛 속에 앉았다. 동굴 안의 셋 가운데 둘은 이미 비어 있었고, 비어 있는 이유를 잔은 해설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