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울프서로 다른 발자국

4부 · CHAPTER 12

서로 다른 발자국

잔이 펼친 종이 위에서 작은 발자국이 큰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옆으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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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빈 집의 탁자에는 총보다 종이가 많았다. 베르나르는 창가에서 화약의 습기를 확인하고 있었다. 마르탱이 들어서자 영감은 고개를 들었으나 안아주지는 않았다. 둘 사이의 인사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늦었습니다.” 베르나르가 말했다.

“고지가 먼저 끝났습니다.”

“고지는 항상 짐승보다 빠릅니다.”

탁자의 다른 쪽에는 여자가 앉아 있었다. 잉크가 아니라 숯으로 그린 발자국이 종이 위에 늘어서 있었다. 이름은 잔이라고 베르나르가 짧게 소개했다. 어디 사람인지 그는 말하지 않았고 잔도 말하지 않았다. 잔은 마르탱의 신발을 본 뒤 종이의 빈칸을 가리켰다.

“앉지 마십시오. 그 칸은 자국을 비교하는 자리입니다. 여기.”

종이의 왼쪽은 작은 발이었다. 오른쪽은 피에르의 발이 들어가고도 남던 그 깊이였다. 잔의 숯선은 작은 것이 큰 것을 한동안 따라가다가, 개울이라고 적힌 선 앞에서 옆으로 벗어나게 그려져 있었다.

“데느발의 아버지는 한 마리의 앞뒤라고 했습니다.” 마르탱이 말했다.

“아버지는 개를 믿었습니다.” 잔이 대답했다. “개는 물에서 냄새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흙에는 자국이 남았습니다. 이것은 앞뒤가 아닙니다. 둘입니다. 셋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셋이라고 확정하지 않습니다. 확정하면 찾지 않은 발을 종이가 대신 만들어 냅니다.”

피에르가 문간에 서서 듣고 있었다. 잔이 그를 불러 어깨의 넓이를 양팔로 보여 달라고 했다. 피에르는 어색하게 팔을 벌렸다. 잔은 그 폭을 보고 종이의 큰 자국 옆에 점을 찍었다.

“문간을 나간 것은 레샤즈에서 죽은 것과 다릅니다. 죽은 것의 어깨는 여기까지였고, 당신이 벌린 폭은 이 선에 가깝습니다.”

잔은 숯을 내려놓았다. “발은 누가 누구를 따라갔는지만 남깁니다. 따라가다가 벗어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베르나르는 창밖을 보았다. “셋이든 둘이든, 왕이 죽인 하나로는 양이 아닌 사람이 계속 죽습니다. 우리는 무리를 지어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저쪽도 무리를 지어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문간에 들어온 것은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는 하나입니다. 다만 그 하나가 매번 같은 하나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마르탱은 라베세르생마리에서 가져온 총을 탁자에 올려놓지 않았다. 종이 위에서는 총이 자국을 가렸다. 그는 피에르가 전해 준 콜로스라는 말을 잔에게 했다. 잔은 그 단어를 발자국 옆에 적지 않았다.

“별명입니다. 별명은 크기를 기억하게 합니다. 크기를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저녁에 셋은 문을 닫고 불을 작게 했다. 종이의 작은 발은 큰 발을 따라가다가 여백으로 사라졌다. 그 여백을 무엇이라고 부를지는 아무도 정하지 않았다. 정하지 않은 채로 내일의 길을 고르자는 것이 잔의 마지막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