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CHAPTER 16

여자의 이름

오베르 근처에 사는 카트린은 옷을 기워 생계를 꾸리고 남동생 토마와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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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이름 삽화

오베르로 내려가는 길의 마지막 집에는 옷이 울타리에 걸려 있었다. 기워진 셔츠들이었다. 솔기가 고른 것과 고르지 않은 것이 섞여 있었다. 고르지 않은 쪽은 토마가 연습 삼아 기운 것이고, 고른 쪽은 카트린이 돈을 받고 맡은 이웃의 옷이었다. 남동생 토마는 울타리 기둥을 새로 박고 있었다. 집 뒤로 몽무셰의 경사가 시작됐고, 카트린은 옷을 기우고 토마는 기둥을 박았다.

카트린은 마르탱 일행보다 먼저 그 길에 있었다. 잔이 발자국을 따라 마을 바깥으로 돌아갈 때, 카트린은 물통을 들고 개울에서 올라오는 중이었다. 나이는 묻지 않았고 카트린도 말하지 않았다. 앞치마에는 실밥이 붙어 있었다.

“지나갈 거면 울타리 밖으로 지나가십시오.” 카트린이 말했다. “기둥을 박는 중입니다. 사냥꾼은 기둥을 밟고 지나갑니다.”

토마가 누나를 흘깃 보았다. “르말지외에서 사람이 죽었다고 했습니다. 문을 닫으라고도 했습니다. 누나는 옷을 안 걷습니다.”

“옷을 걷으면 일이 멈춥니다. 일이 멈추면 우리가 먼저 굶습니다. 우리가 굶는다고 짐승이 이 집을 피해 가지도 않습니다.”

잔은 울타리 앞에서 멈추었다. 큰 발자국이 새로 기둥을 박은 흙 옆까지 이어져 있었다. 집 안에는 들어가지 않은 발이었다. 잔은 그 사실을 카트린에게 바로 말하지 않았다. 말하면 옷을 걷게 할 수 있었다. 잔은 사냥꾼인 자신이 카트린에게 일을 중단하라고 명령해도 되는지 망설였다.

마르탱은 모자를 벗었다. “오늘 밤은 집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발자국이 집 옆까지 왔습니다.”

“발자국은 매주 옵니다.” 카트린이 말했다. “양도 오고, 사람도 옵니다. 저는 각 셔츠의 주인이 누구인지 압니다. 이 옷은 개울 아래 집의 아이 것이고, 저 옷은 기둥을 빌려 준 사람의 것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모릅니다.”

마르탱이 이름을 말했다. 잔도 말했다. 마르탱은 죽은 베르나르의 이름까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카트린은 맡은 셔츠에만 주인의 이름을 적어 두었기에, 세 사람의 이름은 따로 기록하지 않았다.

밤에 불이 꺼진 뒤 울타리 기둥이 기울며 소리를 냈다. 방울이 아니었다. 기둥이 기울며 옷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토마가 문을 열었을 때 카트린은 이미 마당에 없었다. 물통만 문간에 남아 있었다. 셔츠들은 진흙에 밟혀 있었다. 밟힌 솔기 사이로 피가 스며 있었으나, 몸의 전부는 울타리 밖에 있었다.

토마는 누나를 혼자 들어 올리지 못했다. 마르탱이 반대쪽을 잡았다. 둘은 무릎이 꺾일 만큼 힘겹게 카트린을 집 안으로 옮겼다. 카트린의 손가락에는 실밥이 붙어 있었다. 잔은 그 실밥을 떼지 않았다.

“죽은 사람은 카트린입니다.” 잔이 토마에게 말했다. “옷을 기워 생계를 꾸리던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토마는 누나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잔은 곧바로 습격을 설명하지 않고, 카트린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부터 말했다. 마당에는 아직 주인에게 돌려주지 못한 셔츠들이 남아 있었다. 카트린은 울타리 안에서 죽어 있었다. 몽무셰는 집 뒤에 어둡게 서 있었고, 큰 발자국은 경사 위까지 이어져 있었다. 시신은 아직 집에 있었다.